출근길 민원, 지하철 2호선 1577-1234에 문자신고 했는데..ㅜㅜ

Posted by eunhyun:)
2015. 4. 13. 15:46 남찐의 하루

안녕하세요. 남찐입니다. 지금 악명이 자자한 9호선 급행열차 만큼이나

아주 오래전부터 지옥철이라는 소리를 듣고 사는 지하철이 있습니다.

 

바로 영등포구청에서 대림, 신도림, 사당, 교대, 강남을 지나가는 2호선인데요.

평일에는 회사가 많은 강남을 향해 가고 또 부천이나 인천에서 출퇴근 하는 분들이 신도림에서도

많이 타서리. 정말 민원 발생 여부도 많고, 변태도 많은 지하철 2호선인데.

 

남찐은 체격 좋은 남자라서 그런거 잘 없거든요 -_-;

 

그런데 이게 어찌된일인지. 남찐이 탄 좌석 옆에 옆에 칸에 젊은 아가씨가 탔는데.

신도림역쯤에서인가. 어떤 할머니가 타시더니 대뜸 그 아가씨한테.

 

"아가씨, 아가씨만 앉지 말고 다른 사람들도 좀 앉게 해주면 안돼?" 하면서 머리를 툭툭 치는겁니다.

 

주변에 사람들은 다 이상한 사람인가보다, 하고. 그 아가씨는 수치심이 있었는지 휙 하고 자리를 피했는데.

 

대부분의 자리 양보를 요구(?) 하는 분들은 그냥 자리에 앉으면 얌전히 가잖아요.

 

 

근데 이 할머니가 어찌된건지. 자기 앞에 여자만 오면 "야이 미친년아, 거기 있지 말고 좀 비켜." 이러면서

욕을 하더라구요.

 

그래도 여태까지 아가씨 한명한테 그러고, 아줌마 한명한테 그랬는데. 욕을 들은 아줌마도 자리를 피하고,

 

또 다음역에서 다른 아줌마가 오니까 똑같이. 욕질 작렬. 이거이거. 인터넷에서만 보는 이상한 사람인가보다. 해서리.

바로 지하철 2호선 민원문자인 1577-1234 로 문자를 넣기 시작했습니다.

 

 

 

 

시간을 보니까 8시 37분, 대림역에서 문자를 넣었네요 제가.

 

다행히 그냥 자리에 앉은 상황에서 일어나기 싫어서 -_-; 문자를 저리 넣었더니

서울메트로측에서 정확한 처리를 위해 출입문과 통로문 위 칸번호 4자리를 알려달라고 요청을 해서리...

 

 

 

 

어떻게 할까. 러시아워 시간에 자리에 앉았는데 그냥 가만히 있을까 하다가,

할머니가 계속 자기 앞에 여자만 있으면 욕을 하는 통에 그냥 자리 포기하고 제대로 신고하자! 맘 먹고

 

열차 벽쪽에 가서 번호 확인하고, 출입문 번호 확인하고 다시 정정문자를 넣었습니다.

이게 8시 40분쯤. 구로디지털단지역이였는데요.

 

 

구로디지털단지역을 지나 그 다음 정거장인 신대방역에도 아무런 말이 없기에,

진짜 실시간으로 계속 문자를 넣었어요.

 

 

 

그 와중에 또 다른 아가씨가 할머니 앞에 서니까 또 욕하고 "씨발년 죽여버리니 마니.." 욕 작렬 ㅡㅡ

사유는 역시나 본인앞에서 비키라고;;;;;;;;;;;;;;;;;;;;;

 

 

마침, 그 아가씨한테 욕을 하고 나서. 본인이 쪽팔렸는지. 흰색모자를 썻기에. 이것도 알려줘야 잡겠구나. 싶어서

다시 정정문자를 넣었습니다. 오전 8시 47분. 그러니까 최초 신고 후. 약 10분이 지나는 동안

욕쟁이 할머니에 대한 인상착의, 행동, 위치를 실시간으로 전달했거든요. 제 나름대로 ㅡㅡ

 

계속 문자 보내니까. 서울메트로가 해당구간 지하철보안관에게 출동요청했다고 답장을 주네요.

 

그리고 열차가 서울대입구역에 도착하자, 지하철 보안관 2분이 열차에 탑승하셨어요.

 

 

그런데........

 

 

 

 

탑승하고 슥 둘러보더니 내리는거에요!! ㅡㅡ.............

 

그때 할머니가 신나게 욕하다가. 건장한 체격 가진 남성 1분이랑 운동가방(가방에 ㅇㅇㅇ체육관이라고 써있었음.) 을 든 남자 한분이

자기 앞에 있으니까. 조용해졌었거든요. 근데 정말 코 앞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 할머니한테 하차요구나 그런걸 안하더라구요. 하다못해 주의라도 주길 바랬는데.

 

그런데 한가지 더 놀라운것은 서울메트로측의 답변.

 

 

 

 

 

"보안관이 탑승하여 확인하니 승객들 재지로 하차하셨다고 하셨습니다."

 

응? 장난?

내 앞에 있는데?????????

 

사실, 서울대입구역에서 바쁜 민원발생 시간에 와준것도 고맙지만.

그냥 슥 둘러보고 내린것도 좀 그러한데. 서울메트로측의 답변도 영 쫌 그런거에요.

 

열받아서 폭풍문자 작렬 ㅡㅡ

 

 

 

혹시 이분들이 현행범만 하차요구를 할 수 있는건가 싶어서 물어보니까,

아직 안되면 재차 수배해서 인원을 보내겠다는 이야기.

 

그러니까 최초 신고 이후에 거의 10분이 넘어서 지하철보안관분들이 탑승하셨는데.

그럼 또?

 

저기 하차했다는건 남찐이 하차해서 회사에 왔다는 이야기.

근데. 서울메트로측의 답변이 조금 그러더라구요.

 

 

이게 정말 그냥 욕쟁이 할머니여서 다행이였지. 만약에 전철에서 치한을 만나면 정말 어떻게 할까.

성추행 당하고 있어서 문자로 신고했는데. 문자 신고 받고 시간이 흘러서야 도착하고.

 

그나마 인상착의도 실시간으로 알려줬는데. 특별한 조치 없이.

(특히나 지하철내 성추행은 잘 안보이잖아요.) 그냥 휙 둘러보고 내린다면?

 

그래서 남찐은 애인한테 저 문자 보여주면서 지하철에서 혹여라도 변태 만나면 그냥 신고하고 나서 기다리지 말고

가방이나 그런걸로 그냥 줘패라고 했어요.ㅡㅡ

 

 

 

 

나중에 검색을 해보니까, 지하철 보안관분들은 사법권이 없다고 하는데...ㅜㅜ

그래도 뭔가 쫌 그래요잉...ㅜㅜ